자연과 생태

생태언어학을 해보자

제이콥KS박 2022. 10. 8. 11:45

언어는 우리의 얼굴이다. 우리의 신분이고 품격이고 자화상이다. 우리가 하는 언어에 우리의 교양이 묻어난다.

 

생태언어학 연구 입문서: 오스트리아의 생태언어학자 Alwin Fill과 Hermine Penz가 편집한 Sustaining Language

생태언어학은 Sustaining Language 곧 '언어 살림'의 언어학이며 언어학의 '살림'이다.

 

생태언어학은 별 게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언어가 결국 우리를 지배하고, 환경을 지배하고, 나아가 생태를 지배하니까 평소에 언어에 대한 관심을 많이, 깊게, 반성적으로 갖자는 목소리다.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맞은 21세기에 환경생태 문제의식을 계발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서 언어의 역할이 있다고 자임하고 이 언어의 역할을 조사 연구하자는 것이 생태언어학이 표방하는 노선이다.

 

생태언어학에서는, eco-system 즉 '생태계'란 개념을 언어 분석, 문학 작품 분석, 사회 현상 분석 등 생태언어학 연구에 메타포로 활용한다.

 

 '생태계'란 무엇인가? 어느 특정 지역에 살고 있는 생물 종들과 그 종들이 상호작용 하는 주변 환경을 가리키는 말이 '에코시스템' 즉 생태계다.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 주와 멕시코 북부의 소노란(Sonoran) 사막에 오코틸로(ocotillo)라는 식물이 살고 있다. 이 식물은 사막의 혹독한 건기를 견디며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면 다음과 같이 변모하며 살아간다.

 

사막의 차나무 오코틸로(ocotillo), 수분 증발을 최소화한 건기의 모습
우기의 오코틸로(ocotillo), 꽃은 벌새와 벌을 끌어들이고 이들의 도움으로 수분하여 열매를 맺는다

식물이 주변 환경과 기후에 어떻게 적응하며 생존을 이어가는지 웅변으로 보여주는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태계'라는 마법 같은 개념을 활용하여 생태언어학자들은 언어비판을 수행하며, 언어 생존에 반하는 반생태적 언어용법과 우리의 언어 생활 속에 깊숙히 스며들어 있는 다양한 모습의 이기주의를 비판한다.

 

즉 자연을 인간에게 얼마나 유용한가를 따지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공리주의(Utilitarianism)적 시각, 성장지상주의(growthism), 성차별의식(sexism), 계층주의(classism), 인간중심주의(anthropocentrism),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등이 모두 비판의 대상이다.

 

이런 지구 생태계를 저해하는 요인들을 의식하면서, 우리 모두 품격 있는 언어를 구사하고, 언어를 살리고 생태를 살리고 인류를 살리는 생태언어학을 해보자.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퍼덕거리며 하루를 살면서도 그것이 영원하다고 생각하는 나비와 같다."
(“We are like butterflies who flutter for a day and think it is forever.”)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의 베스트셀러 저서 <Cosmos>를 읽으면서 마음에 새겨둔 구절이다.

 

생태언어학은, 인간의 인간됨을 생각하게 하는 언어학이다.

 

우리 모두 생태언어학을 해보자.

 

내가 하는 한 마디 말 속에 인류의 미래가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