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동안 중국의 영향을 받아온 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한자로부터 자유로운 문자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우리는 평소 별로 실감하지 못한다. 일본은 한자(칸지)를 병기해 온 오랜 관습 때문에 문자를 디지털화 하는 데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힘든 언어생활을 하고 있다. 한자가 유일한 문자언어인 중국과 대만, 홍콩 역시 디지털 시대에 한자라는 복잡한 표의문자 언어 시스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영어나 한글과 같은 표음문자의 편이성을 내심 엄청 부러워한다.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어렵게 배운 '이기다'라는 단어가 있다. 赢자다. 赢了 赢了! "이겼어! 이겼어!" 할 때 쓰는 단어다. 컴퓨터 화면에서 이 글자를 치고 싶으면 우선 알파벳으로 y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