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알수록 아름다운 순우리말! 그 우리말이 잊혀져 갈까봐 오늘도 낱말 두 개를 뽑아 소개해 보려 한다. 우리의 언어생활 속에서 기회가 되는 대로 자주 사용했으면 해서다.
첫번째 낱말은 '수나롭다'인데 ‘어떤 행위나 상태가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뜻이다.
품사는 형용사이고 '수나롭게'라는 부사형으로 많이 쓰인다. 다른 예문을 보자.
1. 걱정 마시오. 혼담이 수나롭게 진행되고 있소.
2. 공부를 좀 했더니 그의 시를 읽기가 훨씬 더 수나롭네.
3. 머리를 쓰면 쓸수록 수나롭게 돌아간다고!
4. 일이 수나로와져 가고 있으니 아무 걱정 마시게.
다음으로는 '사랑스럽다'를 예스럽게 이르는 말 '사랑옵다'를 뽑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의 동의어이자 형용사로 ‘생김새나 하는 짓이 사랑을 느낄 정도로 귀엽다’는 뜻이다.
‘-니’나 ‘–와서’ 같은 활용어미가 뒤에 오면 '사랑오우니', '사랑오와서'와 같이 변화한다. '귀엽다'가 '귀여우니', '귀여워서'와 같이 변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예문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오늘따라 당신 되게 사랑오운데.
2. 그녀는 하는 짓이 모든 게 사랑오와서 미치겠어.
3. '사랑옵다'는 힙합 노래 너무 사랑옵지 않니?
이 낱말이 너무도 사랑오와서 그런지 몰라도 ‘사랑옵다’라는 제목의 노래도 있고, 시집도 있고, 사진관도 있고, 식당도 있다!
아름다운 우리말 '사랑옵다'와 '수나롭다'가 우리의 언어 기억 속에 오래 오래 남아 있으면 좋겠다.
최근 공부한 순우리말 표현 몇 개를 더 소개한다.
1. 너나들이: 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넴, 또는 그런 사이.
2. 아스라이: 보기에 아슬아슬할 만큼 높거나 까마득할 정도로 멀게.
3. 살피꽃밭: 건물이나 담 밑, 도로를 따라 좁고 길게 만든 꽃밭.
4. 어우렁더우렁: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들떠서 지내는 모양.
5. 자투리 떼어 쉬기: 자투리 시간에 취하는 짧은 휴식. '브레이크 타임'에 대한 순우리말 조어.
6. 또바기: 언제나 한결같이 꼭 그렇게.
7. 우긋하다: 식물이 무성하여 좀 우거져 있다.
8. 함치르르: 깨끗하고 반지르르 윤이 나는 모양.
고조선, 삼한, 고구려, 백제, 신라, 수천년의 세월을 지나며 조금씩 조금씩 변모해 온 우리말!
우리말이 곧 역사고 우리말이 곧 민족이다. 가꾸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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