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산 습지 생태공원은 익산시 남중동에 위치한 자그마한 공원이다. 하지만 환경부장관 상을 받을 만큼 생태계가 잘 보존된 모범 생태공원이다.
가볼 때마다 힐링을 체험하는 공원이라서 많은 분들께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포스팅을 한다. 중간 중간 영어가 들어가 있는데 인터넷은 열린 공간이라 혹시라도 생태에 관심 있는 미쿡 사람이 들어올까 하여 영어로 토를 달았다.
내가 사는 모현동 아파트에서 주로 걸어서 가는데 대략 50분 정도 걸린다. 혼자 가기도 하고 샌드위치와 콜라를 싸가지고 아내와 함께 다녀오기도 한다.
익산경찰서 쪽으로 방향을 잡고 배산로로 올라와서 동서로를 타고 동남쪽으로 배산사거리, 북부시장 사거리를 지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소라산 공원이다. 가는 길엔 도심에서 보기 힘든 논도 볼 수 있다.
벌써 이삭이 패인 것이 보인다. 미꾸라지가 꾸물거리고 개구리가 뛰는 모습이 농약을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논이다. 생태가 살아있는 건강한 자연! 기분이 좋아진다.
드디어 소라산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고등학교 시절 소풍도 오곤 했던 '소라단'은 오늘날엔 '소라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학창시절 친구네 집이 '소라단' 너머에 있어 수십번도 더 드나들었던 추억이 깃든 장소이기도 하다.
당시엔 신작로 양쪽으로 소나무 숲이 울창했는데 소나무는 2m 정도로 키가 작았다. 그래서 나는 그 소나무가 키가 작은 소나무 종인줄로만 알았다. 헌데 이제 보니 10m도 넘게 자란 큰 소나무가 되었다.
지금까지 4월에 한번, 5월에 두번, 7월에 한번, 8월에 한번 와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오고 싶은데 거리가 있어서인지 마음 같지는 않다. 그동안 찍어두었던 사진들을 중심으로 생태 탐방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우선, 서쪽 공원 입구 어르신들 운동기구 놓여 있는 곳에 제비꽃 군락이 있다.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졸방제비꽃 군락이다. 이른봄부터 시작하여 여름 늦게까지 피어있다.
오솔길을 따라 숲속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다 보니 싸리꽃도 보이고 싸리꽃 위에 무당벌레도 보인다. 무당벌레!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반증이다.
5월에 이 숲에 왔을 땐 인동덩굴이 꽃을 피워 향기가 진동했었다.
데이지도 한창이었고 노랑꽃창포와 붓꽃도 예쁘게 피어있었다.
7월에 왔을 땐 석잠풀과 지칭개가 자태를 뽐냈다.
오늘 다시 와보니 쑥과 메꽃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고 자리공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자리공은 외래종인데 귀화한지 오래 되어서 이젠 거의 자생종 같은 풀이다. 옛날 어머니는 이 풀을 '장녹나물' 또는 '쇠물팍'이라 불렀고 독초지만 뿌리를 캐서 잘 삶아먹으면 무릎이 튼튼해진다고 믿고 계셨다. 가끔 식혜를 만들 때 자리공 뿌리 달인 물을 섞어 넣기도 하셨다.
'고려쑥부쟁이'라고도 하는 벌개미취도 한창이다.
조금 가다 보니 대나무 군락도 보이고 밤나무와 감나무, 상수리나무도 보인다.
밤나무 숲을 들어가보니 바닥이 침대처럼 푹신거린다. 비가 온 후라 더더욱 많은 습기를 머금은 듯하다. 컴컴한 숲 가운데 길을 따라 걷다보니 안내표지판이 나온다.
습지공원답게 군데군데 물이 흘러내린다.
물고기마을도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습지 덩굴식물인 뚜껑덩굴도 보인다.
생태가 건강해서인지 수크령의 자태가 자못 화려하다.
이외에도 억새와 갈대, 미나리 군락이 자리를 잡았고, 갯버들, 수양버들, 아카시, 산딸나무, 배롱나무, 자귀나무, 좀작살나무, 화살나무, 맥문동, 왕원추리, 벽오동 등이 서식하고 있다.
소라산 습지 생태공원은 종의 다양성이 잘 갖춰져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며 우리 시의 자산이다. 시 당국과 시민들이 보존에 좀 더 힘을 기울이고 정성을 쏟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끝으로, 쪽동백과 호랑가시나무, 칸나가 서식하고 있는 아담한 잔디 언덕을 소개하며 포스팅을 마치고자 한다.
나는 공원 내 호젓한 이곳을 익산의 '에덴동산'이라고 부른다.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뒤쪽으로 칸나와 호랑가시나무, 쪽동백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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