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익산시 모현동 아파트에서 불과 300m도 안 떨어진 가까운 곳에 두 개의 공원이 있다.
모현근린공원과 실개천공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조류 종은 참새다. 공원 주변으로 거의 200 마리가 서식한다.
그 다음으로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는 것은 멧비둘기와 까치다.
공원을 가면 매일 이 새들을 볼 수 있다. 오늘 아침도 먹이 활동을 하는 멧비둘기와 까치를 보았고 지저귀는 참새들을 보았다. 두 개의 아파트 사이로 조성된 실개천공원엔 물이 흐르고 있어서인지 물까치가 자주 놀러온다.
물까치를 만날 때마다 어쩌면 저렇게 몸 색깔이 예쁠까 신비롭기도 하고 감탄을 금치 못하곤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우리나라에 여름을 보내러 오는 철새 '후투티'가 여름 한철 우리 동네에 머물다 간다. 아니,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11월 15일 오늘도 공원에서 후투티 한 마리를 보았다. 살기가 좋으니 아예 눌러 앉은 모양이다. 그래도 겨울엔 좀 힘들텐데 걱정이다. 아마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겠지....
텃새로 자리잡은 직박구리와 여름 철새 개개비도 심심찮게 만난다.
최근 운 좋게도 공원 나뭇가지로 날아든 호랑지빠귀와 박새를 관찰할 수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공원을 찾아오는 새들도 달라진다. 12월 초엔 딱새 무리가 찾아왔다. 등 검고 흰 반점에 배 붉은 게 특징이다. 크기는 어린아이 주먹만 하다.
공원을 다니다가 새로운 조류 종을 보게될 때마다 가슴이 뛴다. 무엇보다도, 반갑고 이렇게 여러 모로 열악한 인간의 동네를 찾아주는 것이 고맙다. 생태 환경이 뒷받침 되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새와 먹이사슬 관계에 있는 메뚜기, 풀무치, 여치, 방아깨비 같은 곤충이 있다. 어린 시절 지천으로 보던 곤충들인데 이젠 씨가 말랐다. 오늘 그래도 길가 풀섶에서 메뚜기 두 마리를 보았다.
농약만 안 치면 그 두 마리가 수십 마리가 되고 수백 마리가 되는 건 시간 문제다. 미래의 어느 날쯤 메뚜기 같은 온갖 풀벌레들이 '창궐'하길 기대해 본다.
인간을 위한 '무차별 개발'을 키워드로 하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수많은 곤충과 조류 종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제라도 이들 동물 종들이 원래의 보금자리를 찾게 되기를 손모아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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