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하여 열흘 전부터 맨발 걷기를 해보았다.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걷는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 중 한 분에게 물어 보았다. "맨발로 걸은 지 얼마나 되셨어요?" 수줍어 하시며 6일째라고 답하신다.
"건강에 특별히 도움이 되셨나요?" 아직은 모르겠고 한 달 정도 하면 좋아진다고 하여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나이는 50세인데 온몸이 자꾸 아파서 이거라도 하면 좋아질까 하여 희망을 가지고 해본다고 한다.
맨발 걷기가 열풍이다. 유튜브에 들어가보면 다양한 콘텐츠들이 맨발 걷기를 만병통치의 건강 운동이라고 선전한다.
인공지능 chatGPT에게 물어봤더니 맨발 걷기가 다리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고 지압 효과가 있는 것은 맞으나 땅바닥에서 음이온이 나와서 우리 몸의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준다는 등 기적의 효과들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못을 박는다.
내 경우 열흘 정도 맨발 걷기를 해본 결과 건강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내 몸은 그저 그런 상태다. 특별히 좋아진 것도 없고 나빠진 것도 없다. 다만 발바닥에 지압이 많이 되어 기분 좋게 화끈거린다. 맨발로 걷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천지개벽할 정도로 달라진 게 있다!
맨발 걷기를 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지금 느끼고 있다. 발바닥 촉감으로!
그동안은 하루 한 시간 정도 산책을 나가면서 시각과 후각으로만 자연을 만났다.
맨발 걷기를 하니 세상과 자연이 촉감으로 다가온다.
가장 기분 좋은 감촉은 질 좋은 황토 흙을 밟았을 때이다.
맨발 걷기가 다 끝나면 공원내 음수대에서 발을 씻는다. 이때의 기분도 참 좋다!
맨발 걷기로 발바닥이라는 감각기관을 활성화시키다 보니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 내가 알지 못하던 세상을, 내가 알지 못하던 자연을 다시 발견한 기분이다.
무엇보다도 신발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맨발 걷기를 시작하면서 자연을 느끼는 느낌의 폭이 커졌다. 자연을 대하는 나의 태도도 바뀐 것 같다.
자연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아, 눈으로만 보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 밟아서 느끼는 또 다른 세계가 있구나!
오늘도 내일도 맨발로 걸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발바닥에 침을 맞는 것 같은 통증은 하루만 고생하면 끝난다. 둘째 날부터는 알아서 적응이 된다.
edit: 오늘이 맨발 걷기 15일째인데 손가락 관절염이 씻은 듯이 낳았다. 새끼 손가락 중간마디에 거의 1년간 원인 모를 통증이 있었는데 어제부터 신기하게 안 아프다. 그동안 약도 바르고 벼라별 수를 다 써봤는데도 효과가 없더니 이틀만에 기적처럼 통증이 사라졌다. 약을 쓴 것도 아니고 병원을 간 것도 아니다. 유일한 변수는 맨발로 걸었다는 것뿐이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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